28개월아기 밤에 자꾸 깨는 이유 / 아기 이유없는 미열

위쪽 어금니가 나고 있다! 이앓이
요 근래 우리 28개월짜리 따님이 심한 이앓이를 겪었다. 사실 나는 이앓이인줄도 모르고 있었는데, 친정엄마가 피가 나도록 이를 쑤시고 있는 우리 딸래미를 보고 알려주셨다.
아이고, 얼마나 아팠을꼬? 무심한 엄마는 그저 요즘따라 잠도 안자고 짜증이 늘었다며 오냐오냐해주니 우리 딸 성격 버렸다 생각했다. (미안하구나 딸아...)
어쩐지 그제서야 그동안의 행적이 이해가 가기 시작했다.
1. 밥을 잘 먹지 않으려하고 입맛이 없어보인다.
이가 아프니 밥이 넘어가랴. 나도 사랑니 날 때를 생각해보면 밥이 넘어가질 않았던 것 같다. 치통, 정말 무시못하게 아프다. 아니 무시무시하다.
2. 자꾸 깨서 운다.
우리 딸은 원래 통잠을 잤는데, 다섯번은 깼다. 덕분에 어깨랑 목이랑 고관절이 뭉쳐서 일주일간 죽는 줄 알았다. 거의 7-10일간 그랬던 것 같다. 그나마 세번 정도 깨면 잘자줘서 고맙다 생각했다. 그리고 한번 깨면 울고불고... 옆집 윗집 아랫집에 미안할 정도였다. 생각해보니 이앓이때마다 이 난리를 쳤던 것 같다.
3. 짜증이 엄청나게 늘어난다. 엄청!
잠을 설치니 기분이 좋으랴. 아이들은 잠의 질, 양에 따라 엄청나게 기분이 달라지는데 특히 예민한 우리 딸은 더더욱 잠에 영향을 많이 받았다. 일찍 잔 날은 아침에 방긋방긋 천사가 따로 없고, 늦게 잠에 들거나 잠을 설친날은 아침에 깡패... 아니 짜증 폭발과 예민함이 말로 다할 수 없었다. 덕분에 엄마 멘탈도 체력도 탈탈탈... 탈곡기에 넣은 것 마냥 털린다. 일주일 넘게... 그 영향은 남편에게로... (미안해 여보...)
4. 입에 자꾸 손을 넣는다.
손 넣지마! 코로나 시국이다보니 예민할 수 밖에 없는 엄마... 위생적으로도 좋지않고 혹여나 아플까 걱정된다. 그런 맘을 아는지 모르는지 애는 마스크도 자꾸 열어제끼고 입을 쑤셔댄다. 혼내거나 못하게 하면 짜증 폭발이다.
5. 미열 (이앓이 열)
병원에서는 이가 날 때 열난다고는 말해주지 않았는데... 우리 딸은 체온이 꼭 오른다. 37.5-37.7도 정도로. 그래서 아니 왜 미열이 있지? 하는데 애가 쳐지거나 아파보이진 않다. (짜증만 많을 뿐) 그래서 걱정도 된다.
그런데 우리 딸은 이가 날 때 항상 체온이 올랐던 기억이 있다. 내가 아직도 모유수유를 하고 있기 때문에 아이를 항상 안고 지내서 그런지 체온 오른게 확실히 느껴진다. 열나는데? 싶어서 재보면 역시나 37.5-37.7도 정도다.
이앓이가 끝나고 일주일 정도 지나니 미열은 없어졌다.
이앓이가 심할 때 어떻게 해야할까?
나는 냉찜질을 볼에 해주곤 했는데 짜증만 더 낼 뿐...(치우라며...) 별 효과는 보지 못했다.
그래서 주변 엄마들에게 물어보고 검색해보니 이부펜이 효과가 있다는 것. 그래서 챔프 파란색을 사다가 한포를 먹였다. (5ml) 그랬더니 이 쑤시는 것도 많이 줄어들고 짜증도, 미열도 나아졌다.
약은 남용하면 좋지 않지만 아이가 너무 힘들어하면 주는게 낫다고 한다. 정말 이앓이가 심한 날, 하루에 오전 오후 두포정도 먹였던 것 같다.
이유없는 미열, 이유없는 짜증은 없다.
아이를 키우면서 느낀점은 이유없는 것은 없다는 것이다. 즉, 모든 것엔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아이가 미열이 나는 이유도, 갑자기 짜증이 많아진 이유도, 입에 손을 넣는 이유도 모두 이앓이 때문이었다.
나는 "요즘따라 얘가 왜 이래? 진짜 힘들게 하네" 했는데 애한테는 "엄마가 왜 이해를 안해주지? 나 이렇게 자라느라 힘든데" 였을거다.
하루하루 바쁘게 자라고 있는 우리 아가들, 엄마가 좀 더 세심하게 관찰하고 이해해주려고 노력한다면 지금 지나는 고비들이 힘들게만은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너도 자라느라 바쁘고 힘들지?
잘하고 있어 우리 아가! 하면서...
(이앓이인 것을 모르고 밤잠을 설칠 때는 분노가 치밀었는데, 이앓이로 아파 자꾸 깬다는 것을 알고서는 불쌍하고 측은해 사랑으로 재워준 나란 엄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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