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TI 부부 이야기] 극F 엄마 극T 아빠
어린이집 옮기는 것에 대하여, 감성적인 엄마
"나 너무 걱정 돼. 지금 어린이집에서 괜히 옮긴 게 아닐까? 잘 적응할 수 있을까?"
괜시리 우울한 마음에 눈물을 뚝뚝 흘렸다. 내가 일을 하게 되어서, (일은 아직 시작하지도 않았지만) 워킹맘이 되어서 아이가 싫은데도 보내야한다니 눈물이 났다. 미안한 마음과 서러운 마음도 들었다.
내가 슬픈 이유는 여러가지 복합적이었다. 극F이면서 극N인 나는 지레짐작해 걱정을 사서 하는 사람이다. NF형인데, 전체를 보고 관계성을 보면서, 감정에 많이 의존하기 때문에 (내가 생각하기에는) 육아하기에 본인 스스로가 괴로운 타입이 아닐까 싶다. (물론 아이에게는 전체를 보아주고, 관계성의 중요성을 알려주며, 감정 공감을 해주기 때문에 좋은 엄마라고 생각한다)
일단 아이가 지금 현재 어린이집에 잘 적응하여 다니고 있는데, 중간에 옮기면 아이가 힘들 것 같았다. 적응기간이 긴 아이라서 힘들어하지 않을까? 더욱더 스트레스가 되지 않을까? 싶었다.
또 중간에 옮기니 입학금, 활동비가 마음에 걸렸다. (카드값도 리볼빙하는 처지라서... 이래서 내가 일을 할 수 밖에 없다) 몇주를 채워서 이번 달 까지는 더 다닐 걸 그랬나?
그리고 나도 모르게 지금 원장선생님과 담임선생님께 많은 정이 들었던 것 같다. 원래 쉽게 정을 주는 타입이 아닌데, 3년만에 자유부인이 되게 해주신 선생님께 무척이나 감사했던 모양이다 (ㅎㅎㅎㅎ)
아이가 낮잠을 자기 싫어하는데... 일을 안하면 안재우고 하원시키면 될텐데 또 일을 하니 아이가 아파도 싫어도 보내야겠구나 싶어서 그것도 서글펐고, 하원 후 아이와 지금 다니는 어린이집 앞 카페에서 데이트하던 때가 생각나 아쉬움에 눈물이 나기도 했다. (나란 사람, 참 감성적인 사람)
명료한 남편의 답, 이성적인 아빠
그래서 남편에게 하소연을 하니 남편의 답은 명료했다.
꼭 일해야 돼? 리볼빙 좀 더 해(ㅋㅋㅋㅋㅋㅋ) 아이 적응 시키고 다시 일자리 찾아. 일자리가 거기 한군데 밖에 없는건 아니잖아. 그렇게 괴로우면 안한다고 해도 돼.
그리고 아이가 전 어린이집으로 가고 싶다고 하면, 다시 보내면 되지. 거기에 바로 다른 아이가 올 것도 아닌데 말이야.
또 너무 지레짐작으로 우리 아이가 적응을 못할거라고 생각하지마. 분명 엄청 잘할거야. 우리 아이를 믿어줘.
남편의 말을 들으니 모든 것이 명료해졌다. 돈이란 있다가도 없는 것이고, 없다가도 있는 것이다. 막 길거리에 나앉기 직전도 아닌데 난 너무 걱정이 심했다. 일자리도 언제든 구하면 되었다. 강사라는 직업이 원래도 이직률이 높으니 말이다. 그리고 아이가 전 어린이집으로 가고 싶다고 하면 얼굴에 철판깔고 선생님 너무 그리워해서 왔다고 돌아가면 될 일이었다. 나는 문제를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아이에게 물어보니, 어느 어린이집이든 낮잠이 싫어요 라고 계속 말했다. 그 순간 깨달았다. 아 우리 아이는 관계보다는 문제를 중요시 하는 성격이라는 것을. 우리 아이도 아빠를 닮은 것 같았다. 그래서 아이에게는 활동량은 더 많고 잠은 적게자는 큰 어린이집이 더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힘들어하면 언제든 돌아가면 될 일이다. 내가 일을 그만두면 될 일이다.
너무 문제를 복잡하게 생각하고, 내 감정을 깎아먹지 말자.
이번 어린이집 옮기는 일로 인해, 우리 아이도 적응을 할테지만, 우리 아이보다는 내가 좀 더 성장하게 될 것 같다. 우리 잘 해내보자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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