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ti 육아 : 육아를 잘하는 mbti
내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나는 육아에 최악인 mbti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육아가 힘들었다.
나의 mbti는 INFJ 였고, 육아는 내 맘과 같지 않았다. 내향인인 나는 혼자 있는 시간이 꼭 필요한데 아이와는 24시간 붙어있어야 했다.
게다가 N인 나는 생각이 너무 많았다. 내가 이렇게 했다가 아이의 성격이 이렇게 되면 어쩌지? 이렇게 하면 안좋은 영향을 미치진 않을까? 육아는 선택의 연속이고, 전체적인 숲을 보려고 하는 파워N인 나는 고려할 것들이 너무 많았다. 또 매 순간 생각의 꼬리가 이어져 머리가 지끈지끈 했다.
아이가 아프기라도 하면, 어제 목욕을 너무 오래했나? 환기할 때 더 두꺼운 이불을 덮어줘야했을까? 외출이 무리가 됐나? 별의 별 생각이 들었고 후회만 많았다.
극 S인 남편은 “애가 아프네, 병원가서 약 먹이고 어서 재우자” 라고 생각하는 반면, 난 별 도움도 안되는 원인찾기에 빠져 후회만 하고 있었다.
게다가 출산 후 호르몬의 영향으로 감정기복이 무척이나 심해졌다. 원래도 감정형인데, 더더욱 감정기복이 심해지니 남편이 얼마나 힘들었겠는가.
아이라는 세상에서 가장 귀한 보물을 가져 천국에 온 행복을 느끼다가도 왠지 모를 슬픔에 홀로 눈물을 흘렸다. 24시간 아이와 붙어지내며 내 인생은 이게 다인가? 싶어 회의감에 빠졌다가 이 순간은 다시 오지 않아! 너무 소중해 하면서 기쁨에 젖기도 했다. 외로움에 몸부림치다가도 아이와 함께임이 눈물나게 감사해 둘째를 갖고 싶기도 했다.
그리고 J. J는 계획형이 아니라 판단형, 즉 자신의 계획이 어그러지면 잘못됐다고 판단하는 판단형이다. 그래서 스트레스 받는 상황이 오지 않게, 계획이 어그러지지 않도록 더 철저히 계획을 세우기에 계획형이라 불리나보다.
반면 P는 유동적인 인식형이다. 상황을 판딘하는 것이 아니라 인식하는 것이다. 그래서 때에 따라 적응하고 거기에 자신을 맞춰나간다.
근데 나는 J였다. 요즘 육아서나 육아강의에 보면 3시간에 한번씩 수유, 그리고 베이비타임테이블 어플을 사용하며 아이의 배변, 수유시간 수유텀, 수면시간을 기록한다. 나도 그렇게 했고, 육아는 미궁 속으러 빠져들었다. 지금 먹어야 하는데 안먹네? 100ml 먹어야하는데 왜 남기지? 왜 안자고 버티지?
그런데 웃긴건 나도 그렇게 계획적인 생활을 못하면서 아이를 로봇 취급한 것이다. 이유식 몇시에 몇미리 이게 뭐가 중요한가, 막상 내 아이가 배가 안고픈데 말이다.
나는 결국 타임테이블 어플과 수유텀, 수유량, 수면시간, 먹놀잠 패턴이라는 굴레를 던져버리고서야 수월한 육아에 들어설 수 있었다. 아이에게 나를 맞췄다. 놀고 싶어하면 놀렸고, 안자면 안재우고, 졸려하면 재우고, 먹으면 더 먹이고, 안먹으면 안먹였다. 그러니 참 편했다.
외출할 때도 아이 낮잠시간을 맞추고 수유시간을 맞춰서 나가려니 무척이나 괴로웠다. 나가서 졸려하고 못자면 나도 예민해졌다. 그냥 졸려하는데 못자면 좀 조용한 수유실에서 둥기둥기해주고 쉬면 됐을텐데 아이 패턴 깨지는게 무섭다고 외출을 피했다. 바보같은 초보 엄마였다.
첨에는 모유수유도 12개월 돌되면 딱 끊어야지했다. 웃기는 소리. 아이가 로봇이던가. 나는 결국 36개월 완모를 했다. 지금 42개월 아이는 내 가슴을 만지며 잔다. 그리고 난 그게 좋다. 아이는 로봇이 아니다. 사람이었다.
아마 내가 P였다면 좀 더 유연하게 아이를 있는 그대로 봐줄 수 있지 않았을까?
전에 들은 이야기인데, 어떤 엄마는 아이가 유치원생인데도 물을 ml를 재서 먹인다고 했다. 아이가 낮 시간동안 정해진 물을 마시지 않으면, 밤에 물을 더 마셔서 자다 화장실에 가게 되고 잠을 푹 자지 못해서 다음날 기상시간에 영향을 미친다고 밀이다. 그 말을 듣고 어이가 없었다.
그러는 엄마는 물 미리수와 마시는 시간 정해놓고 마시는가?
내가 볼 때 좀 더 유연한 엄마들이 아이를 잘 키우는 것 같다. 너무 깊게 생각하지 않는 엄마들.
나는 아이가 두돌이 지나서야 이런 것들을 깨닫게 되었고, 지금은 다른 어려움 (떼쓰는 것, 훈육 등) 에 봉착하게 되었다. 그럴 때마다 마음을 가다듬고 이전의 어려움을 떠올려보곤 한다. 그래 이것도 지나갈거야 하고.
개인적인 소견이지만 ESTP 엄마들이 육아도 잘하지 않을까? 나외 정 반대인 엄마들의 육아이야기도 들어보고 싶다.
이러나 저러나 육아는 어렵지만, 아이는 선물이고 엄마는 아름답고 위대하다.
옆에 아이를 재우며 또 혼자만의 생각에 빠진 N 엄마가 글을 써내려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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