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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ti 결혼 / 연애 (1) : 남편과 나는 정반대

엄마구름이 발행일 : 2023-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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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ti 결혼 / 연애 (1) : 남편과 나는 정반대

부제 : 우리는 다른 곳을 보고 있어

 

우리 딸아이가 30개월이 될 때까지 나는 어린이집을 보내지 않고 홀로 육아를 하였다. 36개월까지는 내 손으로 키우고 싶다는 이유였다. 5세가 되었을 때 어린이집 없이 유치원으로 바로 보내고 싶은 마음이 크기도 했다.

아기가 18개월이 되었을 때였다. 그 때즈음에는 하루종일 아기와 시간을 보내며, 남편이 퇴근하는 시간만을 기다리며 지냈다.

그래도 노멀하던 육아가 18개월이 되며 매운맛으로 바뀌었다. 원래도 잘 자지 않고 잠귀가 밝았던 우리 딸은 18개월에 들어서자 낮잠을 자지 않으려 미친 듯이 투정을 부렸다. 그래놓고 잠을 이기지 못해 온갖 떼란 떼는 다 썼다.

그러고는 남편이 퇴근할 즈음인 6-7시가 되서야 쓰러지듯 잠들었다. 그리고 8-9시에 일어나 1-2시까지 안자려고 울고불고... 감정이 격해진 나도 아이에게 소리를 지르거나 야단을 쳤다. 그럴 때면 남편은 아이를 아기띠로 안고 나가 아파트 단지 산책을 했다. 남편이 산책을 해서 아이를 재워오면 나는 남편과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하루종일 아이와 씨름을 하다가 사람 다운 대화를 하는 유일한 순간이었다.

“나 너무 힘들어. 왜 저러는지 모르겠어”

그러자 남편은 말했다.

“어린이집 보내자. 당신이 힘들어하는 것 보기 싫어”

그러면 나는 답답했다. 나에겐 위로의 한마디가 필요했을 뿐인데, 어린이집이 무조건적인 해결책인 마냥 매일 어린이집 이야기를 꺼내는 남편이 싫었다.

“어린이집 보내기 싫다고 했잖아”

내 답변에 남편도 속이 답답하긴 마찬가지다. 독박육아 미치겠다고 하면서 힘들다고 하면서 왜 어린이집은 안보내겠다는 걸까? 일을 안 갈 수도 없고, 나더러 어떻게 해달라는 거지?

”그러면 힘들다고만 하고 어쩌라고“

남편의 답변에 나는 눈물이 터져나온다.

”왜 말을 그렇게 해? 오빠가 하루종일 애만 집에서 봐봐! 정말 미치기 직전이라고!“

”근데 왜 어린이집을 안보내? 그렇게 힘들면 보내면 되잖아! 미련하게 왜 밤마다 울면서 미치겠다고 하면서 안보내냐고“

”싫다고! 어린이집은! 내가 키우고 싶다구!“

갈등의 연속이었다. 매일 밤 우리는 이런 결론이 나지 않는 대화 속에서 헤매야했다.

그러던 어느 날, 정확히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Mbti이야기가 나왔다. 내 남편은 ESTJ, 나는 INFJ.
우리는 J (판단형) 빼고는 모두 정반대였다. 나는 윤리, 도덕, 관계와 감정이 먼저인 성격인 반면에 남편은 효율과 해결이 최선인 사람이었다.

어린이집에 보내라는 남편의 말은 나를 위한 최고의 사랑, 해결책이었다. 그의 언어로서는 그랬다.

반면 나는 해결을 원한게 아니었다. 그저 힘든 내 마음을 알아주고 다독여주길 바란 것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서로를 알게 되었고, 이해하게 되었다.

육아는 여전히 어렵고 지쳤지만, 내가 힘들다고 하면 남편은

”당신 잘하고 있어! 육아가 얼마나 어려운데... 당신이 어린이집 안보냈는데도 이렇게 다양한 경험을 시켜주고 상호작용도 해줘서 아이가 밝고 똘똘하잖아! 우리 야식먹고 힘내자!” 하고 맛난 걸 포장해왔다.

그 말에 나는 다시 힘을 내서 다음날 육아를 감당했고, 남편의 말도 조금씩 받아들이며 5세(만3세) 유치원 보내기보다 4세 - 우리아이는 30개월부터 어린이집에서 적응을 시켜보기로 합의를 했다.

그렇게 우리는 서로에 대해 더 이해하게 되었고, 서로를 위한 대화법을 배우게 되었다.

결혼하고서 2년차가 되어서야 안 사실이었다.

우리의 사고방식은 정반대를 향하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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